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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이야기

해외에서 한국책 읽는 방법_킨들 사용기 & 밀리의 서재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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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llo Leute! 안녕하세요. 구나 Guna입니다. 


해외에서 계신 독자 여러분들, 독서 많이 하시나요? 한국 책을 더 읽고 싶으시진 않으신가요? 요새, 저도 잉여 시간이 길어지면서,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던 찰나였습니다. 1년에 한 번꼴로, 한국을 방문하는데, 늘 캐리어에는 3~4권의 한국 책을 담아오곤 합니다. 더 가져오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책이 워낙 무겁기도 하고, 독일 집에 계속 쌓아두기도 애매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이북 리더기를 쓰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하는 질문을 하실 텐데요. 저는 인쇄되어있는 활자가 전달하는 정보를 인지하는 과정이 이북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어째서인지 이북으로 읽은 책들은 기억 속에서 금방 휘발돼버리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종이 질감이 주는 감성과 책장 넘길 때의 소리, 이런 모든 공감적인 요소들이 독서의 대체할 수 없는 특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스크린을 응시하면서 얻는 눈의 피로감도 이북 리더기 구매를 고려하지 않는 이유 중의 하나였습니다.


그랬던 제가 킨들을 구매하게 된 것은 역시 한국 책에 갈망 때문이었습니다. 특히나, 요즘 "책 읽어드립니다"와 같은 프로그램에서 고전이나 예전에 읽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 작품들을 한 주에 한 권씩 설민석 강사가 강독하는 것을 보면서, 독서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깨우치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1번의 짧은 강독으로 그 책을 느끼기에는 그 사이사이 채워진 촘촘한 이야기 전체를 느끼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좋았던 작품들을 기억했다가 꼭 책으로 읽어보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킨들을 구매하게 된 이유

이렇게 한국 책은 너무 읽고 싶고, 해외 배송비는 비싸기 때문에, 이참에 괜찮은 이북 리더기를 장만해봐야겠다고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습니다. 우선, 구매할 만한 2가지 옵션은 킨들과 크레마였습니다. 기능 차이에 관한 세부 사항을 떠나서, 킨들을 구매할 경우의 장점은 아마존에서 구매가 용이하다는 것이었고, 단점은 기본적으로는 한국 책을 읽는 것이 불가하다는 점이었습니다. 


크레마를 구매할 경우, 한국에서 발간되는 신간까지 쉽게 읽을 수 있으나, 기기를 한국에서 주문해야 하기 때문에 독일로 들어오게 될 경우 관세를 물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습니다. 가격 비교를 예상했을 때, 킨들 약 80유로, 크레마 130~140유로(관세 포함) 정도지만, 크레마를 구매할 경우, 코로나로 외출이 어려운 이 시기에 저 멀리에 위치한 쫄암트(세관)를 방문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기 때문에, 가격면에서 큰 차이는 없었지만, 킨들로 한국 책을 읽을 수 있는 방법도 있다 하여, 후기를 믿고, 킨들로 구매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아마존 웹사이트에 킨들이 여러 종류가 있었지만, 저는 2019년에 발매된 10세대 킨들을 선택하였습니다. 킨들은 광고 버전무광고 버전으로 나뉘는데, 저는 10유로가 더 저렴한 광고 버전을 주문하였습니다. 광고 버전을 선택할 경우, 킨들을 종료하였을 시, 아래 사진과 같이 스크린 세이버가 뜹니다. 저는 딱히 거슬리진 않지만, 인터넷에 찾아보니, 배터리가 계속 사용되고 방전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무광고 버전을 산 이후에 이 부분을 수정하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아마존 고객센터에 광고 삭제 요청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 본인 촬영 사진)


배송은 아마존에서 주문한 지, 약 이틀 만에 도착하였습니다. 구성품은 킨들 본체와 USB 케이블이었고, 가로 16cm, 세로 11.3cm, 두께 0.87cm의 작은 사이즈였습니다. 생각보다 작은 사이즈인 것 같았지만, 제 작은 손에도 쏙 들어오는 귀엽고 아담한 기기였습니다.


(출처 : 본인 촬영 사진)


드디어 킨들 전원을 켜보았습니다. 먼저, 아마존 계정 정보와 언어 설정 등의 간단한 셋업을 하였습니다. 늘 그렇듯이, 한국어 설정은 없습니다. 일본어도 중국어도 있는데!!! 한국어 옵션을 고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어서 한국책을 넣어주기 위해 구글 플레이 도서를 가보았습니다. 당연히 YES24처럼 신간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꽤 최근에 출간된 작품들이 보였고, 오히려 고전 문학 작품들이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어보고 싶었거든요. 한참을 고민하다 김동식 작가의 "회색 인간"을 구매해보았습니다. 호흡이 길지 않은 단편 소설집인 데다, 글쓰기를 정식으로 배워보지 않았다는 작가의 특이한 이력이 먼저 시선을 끌었습니다. 구글 플레이 북스에서 해당 책을 구매하고, 한국 책을 킨들에 넣는 방법을 검색하여, 몇 개의 블로그 글을 살펴보았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생각 보다 다운받아야 하는 프로그램이 4개나 되었고, 어떤 블로그글에서든 실행에 문제가 있다는 댓글들이 있었기 때문에,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꽤 자세히 적혀진 블로그 몇 개의 글을 번갈아 보면서 가이드대로 다운로드와 실행을 진행해보았습니다. 


그런데 DeDRM 플러그인을 따로 Calibre 프로그램에 설치해줘야 하는 단계에서 몇 번이나 오류가 났습니다. 압축 파일 채로 시도해보고, 압축 해제를 한 상태에서도 해봤지만, 플러그인 설치에 번번이 실패하였습니다. 그러다 플러그인 파일 위치를 "Download"가 아닌 "Desktop"으로 변경하면서, 플러그인 설치가 얼떨결에 성공했고, 나머지 프로그램 설치 또한 완료했습니다.


그러면 이제, 한국 책을 넣어볼 차례입니다. 넣는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킨들에 한국 책 넣는 방법

1. 구글 플레이 북스에서 구매한 도서의 확장자를 Adobe Digital Edition을 통하여 EPUB으로 다운

2. Calibre에 이 파일을 추가한 뒤, Covert 기능을 이용하여 MOBI 포맷으로 변환

3. "Send to Kindle" 기능을 이용하여, MOBI 문서를 나의 킨들로 보내기


말은 간단하지만, 처음 해봤을 때는 헤매고, 특히 2번의 MOBI 문서 변환에서 자꾸 오류가 나는 바람에 20분 이상을 지체했던 것 같습니다. 설치부터 쉽지가 않았던 터라, 포기하고 싶었지만, 속으로 화를 가라앉히며 겨우겨우 한국책 넣기에 성공하였습니다. 


(출처 : 본인 촬영 사진)


저 화면이 다시 봐도 참 감동적입니다. 몇 번 해보니까 이제는 눈 감고도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숙련되었지만, 다시 프로그램을 설치해서 해보라고 하면 절대 못 할 것 같습니다. 프로그램이 다운되어 있는 이 PC가 날아가면 안 돼요. (웃음)


휴대폰으로 활자를 보면, 눈이 아파서 집중이 안 되고 1시간도 못 읽는 편이었는데, 킨들은 그런 스크린처럼 Glossy한 느낌이 아니라, 약간의 회색빛이 돌면서, 눈에 무리가 가지 않는 디스플레이였습니다. 킨들을 1~2시간씩 읽으면서도, 눈이 아프다는 느낌이 거의 없었고, 종이책을 보는 느낌도 어느 정도 들어서 색달랐습니다. 다만 전체적인 베젤이 얇은 편이어서, 기기의 양옆을 손으로 잡다가 화면을 터치하는 경우가 가끔 발생하여, 이 부분은 보완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김동식 <회색 인간>

다시 책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회색 인간은 제가 좋아하는 디스토피아적인 요소가 많으면서도, 기술과 문명 속에서 인간의 이기심과 욕망 등을 다양한 상상력으로 풀어내고 있는 단편 소설집이었습니다. 즐겨보던 네이버 웹툰의 "기기괴괴"와 비슷한 느낌이면서도, 색다른 글감과 간결한 문장으로 흡입력이 매우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읽으면서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특이한 소재들과 글의 전개에 읽고 난 후에 훨씬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디지털 고려장>, <협곡에서의 식인>,<식인 빌딩>, <444번 채널의 동굴인들> 등 보기만 해도 이야기 나래가 펼쳐지는 독서 욕구를 자아내는 소재들로 꽉 차 있으니,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회색 인간을 다 읽은 후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제 3인류, 파울로 코엘료의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등을 구매하며, 꾸준히 독서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밀리의 서재란?

사실 "밀리의 서재"가 킨들에서 호환만 되었어도,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을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은 여전히 남습니다. 다들 밀리의 서재 알고 계시죠? 국내 최대 독서 플랫폼으로 홍보되고 있는 밀리의 서재는 전자책, 오디오북 뿐만 아니라 종이책까지 지원합니다. 밀리의 서재의 가장 큰 매력은 전자책 5만 권을 첫 달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준다는 점입니다. 신간 업데이트도 빠른 편이며, 유료로 전환되어도 월 9,9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으로 5만 권의 전자책을 읽을 수 있다니,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플랫폼이 아닌가 싶습니다.


(출처 : 밀리의 서재 홈페이지)


회원가입을 하고 멤버십을 시작하면, 스스로 나의 독서 목표를 정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한 주에 한 권의 책도 읽기 힘든 현대인들에게 안성맞춤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추후에 아이패드를 구매하게 되면, 구글 플레이 북스에서 보기 힘든 밀리의 서재에서 열람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킨들과 같은 디스플레이의 느낌은 없겠지만, 다양한 콘텐츠를 접할 수 있다는 밀리의 서재의 큰 장점이니까 말입니다.


일단은 전 킨들을 구매한 김에 한 주에 한 권 독서하는 습관을 들여서, 꼭 지켜보도록 해야겠습니다. 요즘처럼 자유시간이 많아진 이 때에 독서만큼 하기 좋은 활동도 없는 것 같습니다. "책 읽어드립니다" 프로그램을 통해, 읽고 싶었던 책도 읽으면서 마음의 양식을 다지는 시간을 가져보아야겠습니다. 


모두들 독서하시면서 건강하고 내면이 충만해지는 하루를 경험하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포스팅이 되었다면 공감과 댓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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