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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이야기

코로나로 항공권 취소. 해외 여행사 Flugladen에서 환불을 받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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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나 Guna 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다들 계획했던 여행, 항공권, 숙박 취소 등등 골치 아프시죠?


(사진 출처 : 대전 MBC NEWS)



저도 4월 초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가 점점 심각해지자, 2월쯤부터 항공사가 하나둘씩 비운항, 감편 운항 등을 실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제가 예약한 아시아나 항공의 프랑크푸르트 - 인천 노선에 대해서는 아직 공지가 발표된 시점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아무리 따져봐도 가지 않는 게 맞겠다 싶었습니다. 독일에 입국 시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2월 중순만 하더라도, 대구 쪽에서 확진자가 대거 나와, 상대적으로 유럽보다 심각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수수료 면제로 환불 가능한지 아시아나 항공에 문의했습니다.


홈페이지에 문의글을 남긴 지 1주가 흐르고.


답이 없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문의량이 많아 그렇다고는 예상했지만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있는 동생한테 전화 문의를 부탁했습니다. 아시아나의 답변은 독일 출발 비행기이기 때문에 해외지점에서 답변을 줘야 한다고 합니다. 저는 항공기의 운항 결정권은 한국 본사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 생각을 해서, 좀 더 빠른 답변을 들을 수 있을 거라 기대했었습니다. 아무튼 안내해준 대로 독일 프랑크푸르트지점으로 연락을 했습니다. 본사에서 아직 해당 노선은 비운항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 수수료 면제 대상이 아니다.


근데 그 시점에서 이미 대한항공은 같은 노선에 대하여 비운항을 내린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시아나도 비운항 계획을 논의 중인지 물어봤지만, 그건 역시 한국 본사 업무이기 때문에 답변을 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는 마음으로 하루가 지났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날 바로, 아시아나도 비운항 노선에 프랑크푸르트 - 인천 노선이 추가되었습니다. 어쨌든 확실한 컨펌을 받기 위해, 다시 문의글을 작성했습니다. 수수료 면제, 환불 대상자라고 안내해주셨습니다. Yeah ! 2주를 기다린 보람이 있구나. 그날 바로, 제가 티켓을 예매한 Flugladen에 환불 요청을 했습니다. 이제 여행사 컨펌만 기다리면 되겠구나 하는 그 때.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저에게 다시 메일을 보낸 아시아나. 제 여행 일정은 비운항 일자에 속하지 않는다며, 앞서 안내 메일이 잘못 나갔다는 거였습니다.



나한테 왜 이러는 겁니까!!! 정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환불 과정입니다.




 


항공사에서 컨펌한 것 이외에도, 저 또한 운항 공지를 확인를 확인했을 때, 분명 제 여행 일정은 비운항 일자에 속했습니다. 혹시나 해서, 항공사 예약 조회를 확인했더니, 이번엔 운항을 하는 일자인 하루 뒤로 제 비행 일정이 바뀌어 있는 겁니다. 저는 일자 변경 관련해서 받은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여행 일정이 바뀐 지도 몰랐습니다. 이렇게 되니까 항공사가 수수료 면제 안 해주려고, 일부러 바꾼 건가하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다시 프랑크푸르트지점으로 메일을 적었습니다. 나는 여행 일정 변경과 관련해서 동의한 적도 없고, 사전에 어떤 통보도 받은 적이 없다. 항공사가 임의로 바꾼 일정ㅍ때문에 내가 어떤 이유로 수수료 면제를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지 설명 부탁드린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또 답장 받으려면 한참 기다려야겠다라고 생각한 찰나, 전화가 한 통 왔습니다. 본인들이 최초로 공지했던, 저는 수수료 면제 대상자가 맞고, 정정 메일이 잘못된 것이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시스템상의 편의를 위해서 제 여행 일정을 바꿨다고 설명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무런 사전 공지가 나가지 않았던 것에 죄송하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항공사에서 일해봐서, 이런 비정상상황 때 항공사, 여행사가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습니다. 한국 본사에서의 공지 및 매뉴얼 전달 시점과 해외 지점에서 받는 시점의 시차도 있을 거라 예상이 됐었습니다. 죄송하다고 하시길래, 여러 가지로 정신없는 상황인데, 그래도 정정 안내해줘서 고맙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다만 한 가지 걱정스러운 부분에 관해서 물었습니다. 여행사는 변경된 일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운항이 되는 일자이기 때문에 수수료 면제 대상자임을 확인을 못 하는 게 아닌지 걱정되었습니다. 그랬더니 그 부분은 제 예약에 remark로 남겼으니, 혹시나 여행사에서 혼란스러워한다면, 그 부분을 여행사 측에서 확인하라고 요청을 해달라 하셨습니다. 일단은 알겠다고 하고 항공사와는 연락을 마무리했습니다. 


이제부터는 여행사와의 기나긴 여정이 시작됩니다. 저는 Flugladen이라는 여행사를 통해서 티켓을 예약했다고 앞서 말씀드렸습니다. "제 운항 일자 변경 사항과 그것과 관련 없이 항공사에서 내가 수수료 면제 대상임을 컨펌했다. 환불 조치 바란다" 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습니다.


1주가 흐르고 흘렀습니다. 2주가 다 되기 전에 서비스센터로 연락했지만, 연락을 받지 않습니다. 끝없는 대기음이 계속되고 40분 만에 통화 연결에 성공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상담원이 "너 여행 일자 바뀌었는데? 그날 운항이니까 환불하려면 수수료 물어야 해"라고 말합니다.


그래, 이럴 줄 알았다.


차근차근 설명합니다. 그랬더니 그러면 이메일을 보내라고 했습니다. (이미 이메일 많이 보냈습니다만) 지금 본인들 코로나 때문에 문의량이 많아서, 답변을 빨리 줄 수 없지만, 나흘 더 기다려보라고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한국의 업무처리 속도에 비하면 독일은 너무 느려서 4일 정도면 기다릴만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40분 긴 대기 후 한 통화를 별 수확을 거두지 못하고 종료했습니다.


4일 후가 되었습니다. 답이 없습니다. 서비스센터에 전화 했습니다.


out of business hour라는 안내음이 들려왔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부도난 여행사가 많다던데, 여행사가 문을 닫았나 별생각이 다 들었죠. 분명 영업시간인데, 그날만 그런가 싶어서 다음날 다시 연락 했습니다. 더 긴 자동응답이 나옵니다. 확인해봤더니, 출국 4주 이전 출발 건 우선으로 처리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제 출국 시기는 4주 살짝 이전이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서, 페이스북 메시지 (페이스북 커뮤니티는 컴플레인으로 난리가 났습니다. 출국 1주 남았는데 서비스 센터가 연락도 안 되고, 이메일 답장이 없다는 거였죠)도 보내보고, 이메일도 보냈습니다. 


"내 이메일 받은 건지. 지금 status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려달라." 그다음날 오전에도 연락이 없길래, 이러다가 진짜 큰일 나겠구나 싶었던 찰나에 한 통의 이메일을 받게 됩니다.




제가 Full Refund 대상자이고, 항공권 취소 진행 중이니, 항공사에서 항공권 금액 돌려받는 대로 제 계좌로 돈을 넣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출처 : 카카오 - 아싸토끼)



몇 분 후에 바로 또 다른 메일을 받았습니다.




항공권 취소! 이제 저는 환불 금액이 제 계좌로 들어오는 것만 기다리면 될 것 같습니다.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근심거리가 하나 줄어들어서 너무 다행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기다림과 연락의 과정에서 너무 지쳐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을 겪어보니, 다음번에는 좀 비싸더라도 항공사에서 바로 티켓 예약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항공권 취소로 골머리를 앓고 계신 모든 분들, 특히 여행사... 해외 여행사 통해서 예약하신 분들 잘 해결되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항공사, 여행사 관계자분들께도 장기적으로 계속되는 비정상상황 속에서 고생 많으시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업데이트 (28.03.2020)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환불을 받지 못했습니다.

환불 처리과정이 진행 중인건지라도 확인하고 싶어, 여행사와 아시아나 측에 문의를 하였는데요. 여행사는 2주째 답이 없고, 아시아나측에서는 제 항공권에 대해 여행사로부터 개별 환불 요청을 받은 건 없으나, 일괄적인 환불 요청건에 포함이 되어있을 수도 있다고 하는군요. 2월 말에 컨택한 항공권에 대해 지금 한 달이 되어가고 있는 시점에서 얼마를 더 기다려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여행사마다 사정도 다를 것이고, 국가마다 처리 속도가 다르겠지만 이건 너무하다 싶네요. 다음부턴 돈을 좀 더 주더라도, 항공사 다이렉트로 티켓 구매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처럼 환불 과정때문에 오래 기다리시는 분들 꼭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라겠습니다! 


+ 업데이트 (07.04.2020)

와... 이 여행사 정말 대단합니다. 네. 아직 환불 받지 못하였습니다.

처음 환불 문의한게 2월 말, 환불 결정된게 3월 중순. 4주가 넘어가도록 답이 없는 여행사. 저번주 수요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EU 법에 따라 취소된 항공권에 대하여 7일 안에 환불 처리 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바우처 환불은 고객이 동의했을 때에만 가능한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아직 항공권 환불받지 못하신 분들은 모르고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아래 기사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Bloomberg 기사 : 링크


+ 업데이트 (13.05.2020)

여행사와 전화, 이메일, 소셜 미디어 어떤 수단으로도 연락이 불가능한지 1달이 넘어가고, 페이스북 커뮤니티에도 누구 하나 환불 금액을 받았다는 사람이 받았다는 사람이 없습니다. 회사 부도가 강력하게 의심되는 상황이라, 여행사 상대로 법적 조치를 취하려 생각 중이었습니다. 그 전에 이 여행사와 업무 파트너인 아시아나 측에 먼저, 환불 금액이 항공사, 여행사 둘 중 어느 측에서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지 확실하게 하기 위해, 다시 한번 확인 질문을 드렸습니다. 또한 아시아나가 이 여행사에 환불 처리 업무를 이행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지도 함께 문의드렸습니다. "현재 아시아나는 들어오는 환불 건에 대해 즉각 처리하고 있으며, Flugladen은 제 항공권에 대한 환불 요청을 하지조차 않았다고 합니다". 내 이 여행사는 앞으로 믿고 거릅니다. 어떻게 취소가 된 지 2달이 다 되어 가는 시점까지 항공사에 환불 요청을 안 할 수 있는 건지. 그리고 더 괘씸한 건, 여행사가 저한테는 항공사에 제 티켓의 환불 건을 이미 요청한 상황이니 기다려달라고 이메일을 보냈다는 것입니다. 기가 차서 이제 말도 안 나옵니다. 다행히도, 아시아나 측에서 제 상황을 이해주셔서, 오늘 자로 전 금액을 환불받았습니다. 아시아나 측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돈은 돌려받았지만, 직무 유기에 소비자 기만행위까지 정말 분이 안 풀립니다. 국내 항공사를 예약하신 분들은 항공사 측에 상황 설명을 해보시고, 안타깝지만 이 여행사를 통해 외국 항공사 티켓을 구매하신 분들은 도산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환불 과정이 몇 달이 더 걸릴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여행사에서 환불받으신 분이 계신다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다른 분들께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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