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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이야기

독일 휴지 구하기 대란. 인터넷 구매 후기 (feat. 라텍스 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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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나 Guna입니다.  


독일의 코로나 확진자 수가 10만을 넘었습니다. (4월 7일 기준, 약 10만 4천 2백 명) 정말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느낌이라 심적으로 많이 지칩니다. 어제와 오늘은 확진자 증가세가 둔화된 것이 살짝 눈에 보이지만, 이번 주에 부활절이 있고, 아무리 이동 제한령이 시행되고 있는 와중이지만, 과연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잘 지킬지 관건인 것 같습니다. 


또한, 4월 10일(금요일), 12일(일요일), 13일(월요일) 긴 부활절 휴무가 있어서, 이번 주 계란, 밀가루를 포함한 식재료 품귀현상과 마트에 사람들이 많이 몰릴 것이라 예상되니, 여러분들 모두 사전에 스케쥴을 잘 분배하셔서 안전한 쇼핑 하시길 바랍니다. 


저는 식재료도 식재료지만 휴지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3월 말에 휴지를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를 찾아봤었습니다. 아마 대부분 독일에 계시는 분들이 같은 어려움을 겪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일단 제가 가장 자주 가는 Lidl에서는 제가 갈 때마다 휴지가 없었고, REWE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출처 : C. Fulan, 도이치 벨레)


저는 당시에 집에 3롤 정도만 남아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급하게 주문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hygi.de라는 위생 / 보건 용품을 판매하고 있는 사이트를 찾게 되었습니다. 예상은 했었지만 1팩(8롤)에 약 4유로 정도, 5-7주 뒤에 재고가 입고된다는 상품도 꽤 많았습니다. 


사이트 주소 : https://www.hygi.de/


(출처 : hygi.de)


저는 롤이 좀 작더라도 최대한 빨리 올 수 있는 저렴한 상품을 구매했습니다. 한 팩에 2.89유로 정도 되는 상품을 카트에 넣었는데 배송비가 4.19유로 (좌절). 그래서 한 팩을 더 집어넣어 봤습니다. 그랬더니 배송비가 약 3.3유로로 줄어들었습니다. 이왕 사는 거 혹시 다른 위생용품도 살만한 게 있을까 싶어서 봤는데, 그렇게 애타게 찾던 라텍스 장갑이 있었습니다. 데엠에 몇 번 가봤지만, 번번이 허탕을 치고 돌아오는 품목이었고, 장 보러 갈 때는 비닐장갑을 대신 꼈었는데, 요리할 때 쓰는 거라 계속 이렇게 소비하는 게 너무 아까웠거든요. 근데 마침 이 사이트에서 50개 입짜리를 5.50유로에 판매하고 있어 같이 주문을 하였습니다. 페이팔 결제로 진행하고 이메일을 확인해보니, 주문 확인서가 도착했습니다. 근데 자세히 읽고 보니, 결제를 본인들이 확인하고 나면 배송 확인서를 보내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문은 목요일에 했지만, 페이팔에서 결제가 하루 뒤인 금요일에 이루어진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다음 주쯤에는 배송 확인서가 오겠지라며 기다리고 있는데, 하루가 지나고 4-5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는 겁니다. 뭐지 먹튀인가? 유령회사인가 싶어서 일단 기다리는 동안 데엠에서 휴지를 사 오기로 하였습니다. 마음먹고 나갔는데 매번 허탕 치고 돌아오는 것도 그렇고, 휴지 구하러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감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생각해서, 휴지 구매에 성공했다는 글을 참고하였습니다. 


페이스북 커뮤니티에서 1시쯤 데엠에 휴지 재고가 들어오는 것 같다는 얘기가 있어서, 한 1시 20-30분 사이에 데엠을 도착했더니 다행히도 휴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재고는 많이 나가서 얼마 없는 상태였습니다. 1인당 최대 2팩 구매가 가능한 거로 기억하고 있어서 계산대에 2팩을 내려놓았는데, 계산하시던 점원분이 한 사람당 1팩 밖에 못 산다고 하나는 가져가 버리셨습니다. 휴지 재고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그사이에 규정이 또 바뀐 것 같았습니다. 


데엠에서 파는 휴지 롤도 굉장히 작더라구요. 그마저 한 팩은 가져가 버리셔서, 일단 아껴 쓰는 사이에 배송 확인서가 오기를 목이 빠져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8일 만에 배송 확인서 메일을 받았습니다. 제가 보낸 문의 메일에도 답이 없길래, 내심 신경 쓰였는데 다행히도 물품이 준비되어 1-3일 이내로 배송이 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메일을 받은 지 4일째 되는 날인 오늘 드디어 휴지 2팩과 라텍스 장갑을 수령했습니다. yeah!!! 주문 할 때 5~7일 정도 걸린다고 되어있었는데, 주말 포함해서 7일 정도 걸렸습니다.  


한 달간은 휴지 부족 걱정은 없겠습니다만, 한 팩 다 써갈 때쯤 온라인으로 미리 주문해둘까 싶기도 합니다. 그러면 부족하기 전에 편하게 휴지를 살 수 있을 테니까 말이죠. 정말 제가 휴지 구매 후기로 이렇게 포스팅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만, 주위에 휴지 사느라 워낙 고생하는 분들도 많고, 번번이 나갔다 허탕 치고 오는 것도 한 두번이죠.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미리미리 방법을 강구해두시라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 휴지 재고 상황은 더 악화될지, 개선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 급하셔서 가격을 좀 더 주더라도 구입해야 하시는 분들께는 온라인 구매가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업데이트 (10.06.2020)

몇 주 전부터 휴지 품귀 현상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어진 것 같습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그동안 휴지 찾느라 뛰어다녔던 걸 생각하면, 정말 눈앞이 캄캄했는데 말입니다. 3월 말쯤, 동생한테 한국에서 택배를 받을 때, 우스갯소리로 휴지도 같이 보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농담 아닌 농담을 하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수급 상황도 그렇고, 사람들 심리도 많이 안정되어, 전반적으로 휴지, 계란, 파스타 등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뉴스를 살펴보니, 영국이나 미국의 경우에는 아직도 휴지를 구하기 힘든 지역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독일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초반에 쌀을 구하는 것 또한 어려워, 한동안 온라인 한국 마켓에서도 3kg에 20유로가 넘는 가격으로 쌀을 판매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배송도 평소에는 2~3일 정도 걸렸는데, 이때는 평균 일주일 이상 걸렸습니다.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겠지만, 위의 사이트에서 당시 구매했던 라텍스 장갑은 장 볼 때 아직도 유용하게 사용 중이어서, 또 이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 독일에서는 마트 안에 들어가는 사람 수를 규제하고, 사람 간의 거리 두기 조치를 위하여, 반드시 마트에 카트를 끌고 들어가야 하는데, 사실 카트를 만지는 것이 좀 꺼림칙한 것이 사실입니다. 소독도 제대로 이루어지는지 알 수 없고요. 그래서 저는 요즘 장볼 때 꼭 라텍스 장갑을 착용하고 장을 보는데, 심리적으로 안정이 확실히 되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가 만약 완전히 종식된다 하더라도, 또 다른 바이러스가 반드시 유행하게 될 텐데, 그때를 대비해서, 독일을 포함한 유럽 사회 모두가 마스크 사용, 물품의 안정적인 수급 등 방역 체계를 제대로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럼 모두 안전한 격리 생활하시길 바라며,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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