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lo. Guten Tag :)
안녕하세요. 구나 Guna입니다.
오늘은 WEST 프로그램 2편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편에서 어학원에서 반 배정을 받고 샌프란시스코 근교에 집을 구하게 되는 과정의 내용을 담았었습니다. 이어서, 이번 포스팅에는 Intrax 어학원을 다니는 동안 활용했던 영어 공부 방법에 대해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학원에 다니기 시작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났을 무렵, 매일 아침 9시부터 2, 3시까지 이어지는 어학원 생활에 어느덧 익숙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른 오후에 수업이 끝나고 나면, 저녁에 장 보고, 밥을 먹고, 어학원에서 내주는 숙제 이외에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영어 단어 및 표현을 외우고, 따로 정리 노트를 만들기 시작했지만, 이런 것들은 사실 한국에서 하는 공부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학원은 학업을 규칙적으로 하기 위한 기본적인 일정일 뿐이고, 미국 현지에 왔으니, 이곳에서만 할 수 있는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가장 쉽게 접근하는 방법은 어학원에서 개최하는 대내외 이벤트에 참가하는 것이었습니다. 매주, 어학원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활동이 있었는데, 참가를 희망하는 어학원 학생들과 함께 지역의 축제나, 근교 도시를 방문해보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또한, 정기적인 이벤트로는 각 나라의 문화의 밤이라는 컨셉으로 해당 국가 출신의 어학원 친구들이 기획팀이 되어, 국가 / 문화 소개, 음식, 게임 등을 함께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출처 : Intrax Work Travel Facebook 커버 페이지)
몇 번 참여해보았던 문화의 밤에서 다양한 국가의 문화를 알아가는 것이 꽤 흥미로웠고, 많은 어학원생이 참여하는 인기 있는 이벤트였기 때문에, 외국인 친구를 사귀기에도 꽤 편안했던 자리였습니다. 같은 어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있지만, 수업이 달라 평소에 마주칠 기회가 없었던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이런 어학원 내의 행사를 통해서 다양한 친구들을 쉽게 한 자리에서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
저는 일상 대화는 영어보다는 중국어가 더 편하고, 중국에도 문화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중화권 친구들에게 제일 편하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때 사귀었던 대만 친구들은 현재까지도 연락하고, 이후에 대만 여행을 가게 되었을 때도 다시 만날 정도로 친한 관계가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프랑스, 태국, 스페인 등 친구들 모두 친절한 태도로 저와의 대화에 응해주고 게임도 같이하면서 자연스럽게 어학원 내에 그리고 이 샌프란시스코 내에서 네트워크를 연결해나갔습니다. 마침 Korean Culture Night가 예정되어 진행 요원을 자처하였는데, 지금보다는 아니지만, 당시에도 인기 있던 K-pop 댄스를 같이 추는 시간, 한국의 음식 (비빔밥 / 김밥) 만들어보기, 서예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여, 조금이라도 어떻게 한국의 문화를 그들과 함께 즐길 수 있을까 고민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다행히 외국인 친구들이 이런 활동들을 신선하게 여기며 집중해주어서, 진행하는 내내 저 또한 뿌듯하고 보람차던 시간으로 기억에 남습니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일상생활에서 또 하나의 재미가 되었고, 언어 능력 향상을 위해 외향적인 활동을 해봐야겠다 싶어서, 어학원 선생님들께 외부에서 할 수 있는 모임이 있는지 여쭤보았습니다. 그러다 여러가지 커뮤니티 가운데서, meetup이라는 커뮤니티를 추천을 받게 되었습니다. 저는 언어 및 문화 교환의 목적으로 커뮤니티에 접근했지만 이외에도, 같은 취미(예: 전시회 관람, 등산, 요가 등)를 가진 사람들이 그룹으로 모여 정기적으로 모임 일정을 가지고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언어 교환 그룹을 필터링하여 주기적으로 모임을 하며, 활동 인원수가 너무 많거나 너무 적지 않은 그룹을 선별하여 한 번씩 나가보았습니다.
(출처 : meetup 홈페이지)
처음 meetup에 나갔을 때는 자기소개를 하는 것조차 살짝 어색했는데, 왜 미국에 왔는지, 얼마나 머무를 것인지, 미국 어디 여행을 해 봤는지 등 비슷한 종류의 질문을 계속 받으니, 어색했던 영어 문장들이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비록 같은 질문일지라도, 답변을 다른 유사어로 구사를 해본다든지, 기존의 내용에 덧붙여서 점점 더 자연스럽고 풍부한 답변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꾸준히 나가보자 싶어서 몇 차례 더 참여해보면서 자주 연락하는 친구들이 생기게 되었고, 그룹으로 모여 나중에 같이 여행도 떠날 수 있는 사이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혼자 여행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미국이 워낙 크고, 차가 없으면 여행하기 쉽지 않기도 하거니와, 여러 명과 여행을 가니 시끌벅적 즐거운 순간들이 많음을 느꼈습니다.
친구를 사귐에 있어 적극적이지 않던 저는, 나름 처음 보는 친구들과도 대화를 어색하지 않게 열 수 있을 정도로 사교성이 좋아졌고, 이참에 미국 현지 친구들도 사귀어 보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언어 교환 meetup이 아닌 현지인들 참여도가 더 높은 "스피치" meetup에 참여 해보았습니다. 해당 meetup은 매주 어떤 하나의 주제를 갖고 발표 및 토론을 하는 그룹이었습니다. 첫인상은 긴장 그 자체였습니다. 미국인 이외에 저처럼 다른 외국인도 상당수 있긴 했지만, 대부분이 미국에 오래 산 경험이 있고,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를 하다 보니, 어학원이나 언어 교환 meetup에 있을 때와는 달리 다소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대화의 주제도 좀 더 심도 있는 토론을 요구하는 내용이어서, 느리고 비교적 쉬운 영어에 익숙 해있던 저는 말문을 열기가 두려웠습니다. 영어를 더듬거나 틀린 표현을 구사하면, 저 사람들이 답답해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런 우려와는 달리, 멤버들이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었고, 처음 온 저에게 발언 기회를 많이 주려고 배려하는 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그 태도가 고마워서, 저도 주눅 들지 않고 유창하지만 열심히 제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온몸에 긴장을 했어서 그런지 첫 모임 이후에 힘들다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지만, 그날 토론에서 듣고 이야기하였던 원어민들의 영어 표현 덕분인지, 계속 이 모임을 열심히 참여하다 보면, 영어 실력도 늘고 스피치 스킬도 많이 향상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저는 남들 앞에서 발표할 때 항상 긴장되어서 말을 잘 못 하는 타입이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내 주장을 좀 더 깔끔하게 전달하는 구문, 표현들을 미리 집에서 준비해보고, 모임에서 실제로 사용해보는 등의 방법을 통해 인턴쉽 기간 이전 영어가 많이 늘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외에, 제가 실천했던 작은 습관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무작정 TV 켜두고 영어 채널 듣기 : 영어에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시간을 늘리려, 집중해서 보지 않아도 TV를 켜놓고 제 할 일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들리는 단어들은 따라서 발음도 해보고 억양이나 휴지 (말의 쉼) 등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2. 그 날 사용해 볼 영어 문장 수첩에 정리 : 하루에 어학원이나 일상 생활에서 배우는 표현들은 내가 노트에 정리만 해보고 실제 사용해보지 않으면 절대 내 것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그 날 새로 배운 표현을 반드시 정리하고, 그 날 최대한 대화 속에서 내 입으로 사용해봤습니다.
3. 한국인 친구들과의 모임 멀리 하기 : 타지에 나가 외롭고 같은 한국 사람들과 있으면 한국어도 쓰고 편한 것은 이해하지만, 한국 분들과 있는 시간이 오래 지속된다면, 영어 사용 기회가 당연히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필요한 경우 최소한만 접촉하고, 되도록이면 본인의 영어 공부를 위해 너무 많은 시간을 함께 있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Intrax 내에서는 특히 "Only English" 원칙으로 원내에서는 영어 사용 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모국어 사용이 몇 회이상 적발될 시에는 WEST 주최측에 해당 건에 대한 보고가 들어갈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처럼 많은 WESTEE (WEST 참가자)들이 WEST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어학원 공부도 열심히 하고 외국인 친구도 많이 사귈 거라는 계획들을 세워서 오실 거라 생각합니다. 막상 와보면, 여러 가지 방법들을 주위에서, 선생님들이 제시해주기는 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그것을 활용하여 효과를 극대화하고 자신만의 공부법을 만드는 것은 오로지 본인의 몫입니다. 제가 프로그램에 참가했을 때보다는 이러한 팁이나 활용할 수 있는 채널들이 훨씬 다양해졌기 때문에 더 좋은 기회들이 여러분 앞에 기다리고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한국처럼 쉽게 만날 수 있는 친구들도 없이 타지에 와 있는 경우, 노력하지 않으면, 주위에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나는 소극적이니까, 내향적이니까 본인이 자신을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나의 비용과 시간을 투자 한만큼 환산 되지 않을 정도의 값진 수확을 꼭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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