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llo, Guten Tag!
안녕하세요. 구나 Guna입니다.
버터와 밀가루 향이 솔솔 풍기는 부활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 안 내려가는 친구들은 간단하게 바비큐, 소시지 그릴, 맥주 이렇게 준비하고 있다고 하고, 또 어떤 친구는 독일 집에 내려가서 정통 부활절 만찬을 즐기려 한다 합니다. 아마 저도 코로나만 아니었으면, 성당에 미사도 드리러 가고 아는 분들을 집에 초대해서 맛있는 음식을 해 먹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은 잠시 미뤄두고, 본인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 우리의 모두의 책임이자 의무가 아니겠습니까. 분명 부활절 휴가로 인한 인구 이동이 확진자 수 증가에 영향을 끼치리라 생각하지만, 최대한 그 피해가 최소화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사실 저는 부활절 휴가 때마다 여행을 다녔습니다. 재작년 휴가 때는 친구와 프랑스 파리를 다녀왔고(당시 노트르담 대성당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가까이에서 구경하지 못했는데, 화재 사건 때문에 이제는 더는 그 당시의 성당을 볼 수 없다는 게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작년에도 스트라스부르를 다녀왔습니다. 날씨도 너무 좋고, 관광지의 상점과 레스토랑은 정상 영업을 하는 곳이 많았기 때문에, 이 시기의 여행은 늘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올해는 비록 이와 같은 추억을 쌓을 수는 없지만, 부활절을 기념하고 싶어, 무엇을 해보아야 할까 고민을 해봤습니다. 밀가루 품귀현상으로 일명 금가루 불리는 밀가루를 많이 쓰지 않으면서도 집에 있는 재료로 만들 수 있는 베이킹을 해봐야지 싶었고, 다만 저희 집에는 오븐이 없어서 노오븐 베이킹 레시피를 검색해봤습니다. 요즘 달고나 커피며 수플레 팬케이크 등 굉장히 노동 집약적 형태의 메뉴들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집에 거품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데다, 일반 식기로 시도하다가는 왠지 엄청난 실패를 경험할 것 같았기 때문에 저는 그 메뉴들을 과감히 스킵하였습니다.
노오븐 레시피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재료 안에서 할 수 있는 것 중 스콘이 제일 만만한 것 같아 스콘을 만들어보기로 하였습니다. 사실 저는 빵이나 케이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스콘은 지금까지 몇 차례 만들어서 먹어볼 정도로 좋아하는 메뉴입니다. 다만 지금까지 스콘을 약 3번 만들어봤지만 단 한 번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은 적이 없습니다. 자문을 구하기 위해, 베이킹을 잘하는 친구에게 물어보니, 실패의 주원인은
1. 계량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계량기가 없으니까요. 계량은 눈대중으로).
2. 반죽을 너무 힘주어 치댔다(치댈수록 쫄깃해지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니까요).
이와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친구의 말에 따르면, 스콘은 무심한 듯 대충대충 반죽을 해줘야 한다더군요. 저는 지난 3번 모두 오븐으로 구웠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하지 못하였는데, 과연 이번 오븐 없이 잘 할 수 있을지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어쨌든 저는 유튜브에서 생크림으로 만들 수 있는 노오븐 레시피들을 참고해보았습니다. 저는 조금만 먹어보려고 유튜브에 나와 있는 레시피의 절반 정도씩만 계산해서 아래와 같이 준비하였습니다.
(재료) 박력분 100g 설탕 15g 소금 1/4t 베이킹파우더 2.5g 버터 30g 우유 40mL 바닐라 에센스 (optional) |
우선 박력분과 설탕, 소금, 베이킹파우더를 체에 곱게 갈아서 잘 섞이도록 해줍니다.
(출처 : 본인 촬영 사진)
그리고 버터를 넣고 손으로 곱게 갈아지도록 살살 문질러 줍니다.
원래 레시피에서는 생크림을 넣었지만, 집에 없는 관계로 우유를 넣어줬습니다. 그리고는 힘주어 치대지 않고 반죽을 살살 뭉쳐서 30분 동안 상온에 휴지해줍니다.
(출처 : 본인 촬영 사진)
30분이 지나고 나면 반죽을 평평하고 살짝 동그랗게 눌러서 조각 피자처럼 잘라줍니다. 팬을 뚜껑을 덮고 스콘을 구워주셔야 하는데, 이때 너무 강한 불에 하면 스콘이 타기 때문에 약한 불로 두셔야 합니다.
한 번 뒤집어주고 20분 정도 지났을까요? 뚜껑을 열어보니 아래와 같은 스콘 완성!
(출처 : 본인 촬영 사진)
겉은 바삭, 안은 촉촉한 스콘이 완성되었습니다만, 생각보다 스콘이 부풀어 오르지 않아 당황스러웠습니다. 맛은 KFC에서 파는 비스킷 + 스콘의 맛이 났습니다. 딸기잼이나 커스터드 크림에 발라서 홍차랑 같이 먹으면 환상조합일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 해볼 때는 베이킹파우더를 좀 더 넣고 소금양을 잘 조절해야겠습니다. 제가 가진 소금이 좀 짰는지 스콘에서 살짝 강한 짠맛이 느껴졌습니다(웃음).
베이킹은 워낙 잘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이 정도를 성공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민망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은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긴 휴일에 간단하게 베이킹하고 싶다면 스콘은 참 적절한 메뉴가 아닐까요? 부활절을 혼자 지내시는 분도 많을 텐데, 스콘 만들기 도전은 어떠신가요? 도전해보시고 결과가 만족스러우셨다면 공감과 댓글 부탁드립니다.
그럼 모두들 Happy Easter, Frohe Ost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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